'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라는 브랜드를 처음 만든 것은 2016년 2월 경이었습니다. 종종 일반인들이 '어메이징브루어리'라고 부르시는데, '브루어리'는 양조장 이라는 의미가 있는 반면, Brewing Company 는 회사로서의 명칭이 되기 때문에 굳이 Brewing Company 라는 이름을 붙였고, 일부러 ABC라는 약자를 만들기 위해서 Company 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있습니다.
'Amazing' 이라는 의미는 놀라운, 경이로운, 환상적인 등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미국이나 영국의 브루어리들은 형용사보다는 명사 (지명이나 사람의 이름)로 브루어리 이름을 짓는 것에 반해서 우리는 처음부터 Amazing 이라는 형용사를 사용하였고, 거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Amazing 이라는 이름을 붙이면 모든 것이 Amazing 해지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하는 미팅은 Amazing Meeting 이 되고, 우리가 하는 회식은 Amazing 회식이 되었습니다. 미국의 콜로라도에는 Very Nice Brewing Co. 라는 브루어리가 있는데, 이곳도 저희와 같이 모든 행동들이 very nice 하겠네요 ^^
콜라보를 할 때에도 상대방은 무조건 어메이징해 집니다. Amazing X OOO 이라고 하면 상대방 역시도 어메이징한 곳이 되기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저희는 다른 브루어리보다 유독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많이 했던 브루어리가 되었습니다.
아무튼 처음에 이름을 이렇게 정하고 나서 로고 디자인을 fiverr.com 에 맡겼습니다. 20달러 정도를 내니까 2주만에 로고 디자인을 해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서 만든 첫 로고가 위와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로고를 조금 고쳐서 아래와 같은 형태로 만들어서 한참을 사용했습니다. 아래 로고는 왠지 모르게 야구팀의 로고 같은 느낌을 주었기 때문에 우리는 이 로고를 야구팀 로고 라고 불렀습니다.
초기 맥주의 네이밍에도 이러한 Amazing 함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Amazing의 동의어 4개를 골라서 Wonderful IPA, Fantastic Pale Ale, Shocking Stout 그리고 경이로운 Saison(세종) 이라는 맥주 이름을 지었고, 이 4개의 맥주가 우리의 초기 라인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성수동의 한자어를 그대로 영어로 옮겨서 Holy Water 라는 라거를 OEM 형식으로 만들어서 판매하였는데, 그것이 바로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의 초기 라인업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그 이후로도 맑디맑은 바이젠, 바로 그 고제 등과 같이 명사형이 아닌 형용사형의 네이밍을 계속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양조사들이 스스로 이름을 짓게 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맥주 이름이 생겨나게 되었고, 지금은 자유롭게 맥주 이름을 짓고 있습니다. 때로는 양조사들이 자기가 만든 맥주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을 고르기도 하고, 때로는 마케팅 팀에서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고, 때로는 대표가 짓기도 합니다. 어떤 정해진 원칙은 없습니다.
그런데 과연 '어메이징' 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어메이징은 단순하게 놀랍다는 의미 이상을 갖고 있습니다. 마케팅에서는 고객에게 놀라움을 전하는 순간을 Wow Moment 라고 합니다. 고객들이 기대했던 바 이상을 보여줌으로서 어떤 임팩트 있는 순간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기대했던 바 이상' 이라는 말입니다.